날궂이

김혜수




아직도 노모는 나무라실 때

대체 뭐가 되려고 그 모양이니 그런다

아직 될 것이 나마 있다니 꿈같고 기뻐서

나 아직 할 것이 남아 있다니

눈물겹고 기뻐서


내리는 비를 피하고 있는 처마 밑

누군가 날씨가 어째 호되게 꾸중 들은 날 같냐

하니까 누군가

엄마한테 흠씬 매 맞고 싶은 날이야 그런다

자신보다 더 젊은 엄마 사진을 꺼내며

꾸지람 속으로



김혜수 『이상한 야유회』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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